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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1 11:25 | 스타트업 비즈니스

[2023 전망] 계묘년, 메타버스 향방 정해진다

올 한 해 글로벌 테크 분야의 키워드는 '혹한기'로 요약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투자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수 십 년간 '이지머니'를 기반으로 승승장구했던 테크 분야도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다. 지난해 메타버스 분야는 블록체인, 웹 3, NFT와 함께 성장 가능성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였다.

가상 세계 구축을 위해 많은 투자금이 몰렸지만,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을 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투자 혹한기를 맞으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되고, 테크 기업들은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기업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재편함에 따라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모습이다.

2021년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피봇을 선언한 '메타'를 통해 이런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메타는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메타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주가는 연초 대비 70%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메타가 메타버스 환경 구축을 위해 만든 리얼리티랩스 사업부의 부진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인한 디지털 광고시장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메타는 가상현실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메타는 최근 1만 1000명의 직원을 해고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내년 전체 예산의 20%를 메타버스 분야에 할애하겠다고 공언했다. 앤드류 보스워스 리얼리티 랩스 책임자는 최근 "메타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해를 보냈지만 메타는 메타버스로의 비전을 발표한 날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메타버스와 VR 개발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등은 디지털 분야에서의 협업을 위한 메타버스 환경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메타버스 시장으로의 핵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선언한 이후 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는 등 메타버스를 향한 기업들의 도전은 2023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침체기에 들어선 것 같지만, 메타버스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최근 그레이스케일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0년 1800억달러에서 2025년까지 4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인 버나드 마는 "메타버스 개념이 오는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서 5조달러의 가치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2023년이 메타버스의 방향을 정의하는 핵심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메타버스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시장의 향방이 정해지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메타버스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시장의 향방이 정해지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몰입형 경험은 메타버스의 핵심 영역이다. 메타버스 기업들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그리고 혼합 및 확장현실(MR/XR)과 같은 몰입형 기술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2023년에도 AR과 VR 분야의 기술적인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태티스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 세계 모바일 증강현실(AR) 사용자는 17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5년 2억 명에서 15억 명이 증가한 것이다. 2022년 모바일 AR 사용자 규모는 11억 명으로 추산된다.

2023년까지 전 세계 AR 헤드셋 출하량은 2020년 예상 출하량의 12배가 넘는 3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모바일 증강현실(AR) 시장 규모는 68억 7000만달러 규모였다. 이는 오는 2025년에는 26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 간 AR, VR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메타는 VR기기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최신 VR, AR 헤드셋인 퀘스트프로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혼합현실 영상 녹화가 가능한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도 맞불을 놓을 태세다. 애플은 내년 MR 헤드셋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MR 헤드셋 전용 OS로 알려진 '리얼리티 OS'의 명칭을 'xrOS'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VR과 AR을 모두 포함하는 확장현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고 관련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MR 헤드셋은 AR보다 훨씬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햅틱피드백(촉감 반응) 기술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햅틱피드백은 가상 영역에서 물리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재 VR 컨트롤러로 햅틱 피드백을 경험하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

미래학자 버나드 마는 "극한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나사나 스페이스 X 같은 조직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햅틱슈트 개발도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기술 기업들은 3D 트레드밀, AR 콘택트렌즈 등 메타버스 경험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 실현과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메타버스 인사이더는 덧붙였다.

2023년 메타버스 분야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기술은 아바타가 될 전망이다. 메타버스인사이더는 "훨씬 더 정교한 아바타 기술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실감 있는 아바타가 단일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기술들도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메타는 만화와 비슷한 아바타를 제공했으나, 최근 현실 세계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사실적인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메타는 네덜란드의 한 대학과 공동으로 인간의 근골격 모델과 AI를 결합, 디지털 인간을 만드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마이요스위트(MyoSuite)'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근골격 정보를 기반으로 실제 사람처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정보가 기존 아바타를 개선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버나드 마는 한국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와 '레디 플레이어 미'와 같은 플랫폼에도 주목했다. 그는 "이런 플랫폼에서의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플랫폼에 제한되지 않고 다양한 가상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바타가 외모와 소리뿐 아니라 고유의 제스처와 바디 랭귀지를 따라 하는 기술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자율 아바타라고 불리는 기술들은 인간의 직접적인 통제 없이도 AI에 의해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의 대표자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 붕괴로 웹 3나 탈중앙화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탈중앙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관련 분야의 움직임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는 웹 3 기술과 Z세대의 등장과 함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웹 3 기술을 통해 분산형 생태계를 중심으로 크리에이터 경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또 디지털 소유권을 보장하면서 디지털 자산이 안전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여기에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보장받는다는 측면에서 웹 3과 탈중앙화는 메타버스의 핵심 개념이다.

NFT는 메타버스에서 탈중앙화를 실현하는 또 다른 요소다. 고유한 디지털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암호화폐 가격 붕괴와 함께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스포츠, 의류 기업들은 NFT 상품들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노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웹 3 물결은 2023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3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CES2023에서는 메타버스, 디지털자산, 블록체인 기술 등 '웹 3'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 마련된다. 주최 측인 CTA는 코인데스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웹 3 콘퍼런스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웹 3 관련 인사와의 인터뷰를 제공하고, 관련 콘퍼런스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CES2023에서 '온라인 게임'으로만 인식됐던 웹 3과 메타버스 등의 새로운 기술들이 산업적으로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를 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학자 버나드 마는 "탈중앙화 비전은 다오(DAO)라는 방식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빅테크 중심으로 조성된 기존 플랫폼과의 충돌이 예상된다"며 "분산형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의 비전은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회사의 비전과 상충된다. 2023년은 이러한 디지털 문화 충돌이 일어나면서 더욱 흥미로운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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