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반격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전쟁 중 민간인에 대한 살상을 금지하는 전시 국제법 역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의 모든 나라처럼 이스라엘은 사악한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와 함께 "전시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민간인의 생명을 중요시하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전시 국제법은 전쟁중 민간인이나 포로 등에 대한 공격을 금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막대한 민간인 인명 피해를 봤지만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도 동지중해로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런 행동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전과 그 지역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사이에 최대한 개입되지 않으면서도, 절대적 우방인 이스라엘을 어떻게 지원할 지 고심하는 흔적이 보이는 대목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군사 보복에 거의 '그린 라이트'를 주었지만, 이 같은 강력한 대응이 하마스가 의도하는 대로 국제 여론의 반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마스의 최근 공격 전략은 이스라엘의 초강력 군사 반격을 유도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민간인 피해를 통해 국제적인 동정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스턴 칼리지의 테러리즘 전문가 피터 크라우스와 노스이스턴대 정치학자 맥스 에이브럼스는 WSJ 기고를 통해, 하마스의 이번 공격 전략이 "이스라엘의 초강력 반격을 유도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의 복수심과 하마스 지지를 높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바이든행정부의이번중동정책은집권첫 해인 2021년아프가니스탄에서미군철수를시작으로, 중국과의경쟁에집중하기위해세계각지에파병된미군을줄이겠다는방향성을분명히했다. 작년우크라이나전쟁에선미군직접개입없이군사지원을통해러시아를억제하였다. 이번중동사태에대해서도이스라엘의군사적대응을지원하면서, 이스라엘과팔레스타인양측에대한균형잡힌접근을유지하려는노력이보이고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전시 국제법을 강조한 것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 조치로 팔레스타인 다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을 경우 아랍권 전체에서 반이스라엘, 반미 여론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