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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서초구 교사, 학교에 10차례 상담 요청...“학부모 소름끼쳐”

기사입력 : 2023-07-28 12:53

사진: 픽사베이/ 해당 사진은 본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픽사베이/ 해당 사진은 본 내용과 관련없음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목숨을 끊은 2년차 교사가 숨지기 전 학교에 10차례 업무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일 극단적 선택을 한 2년차 초등교사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 측에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지난해 2건, 올해 8건이다.

특히 A씨는 이번 달에만 3건의 상담을 요청을 했다. 이 가운데 A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관련 상담 요청이 2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상담을 요청한 기록에는 A씨가 13일 상담을 요청하면서 전날(12일) 발생한 연필 사건을 보고했고, 학교 측은 학생과 학생 학부모의 만남을 주선해 사안을 해결했다. 그러나 A씨는 다시 연필 사건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면서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고 적혔다. 이에 학교 측은 A씨에게 "전화번호를 얼른 바꾸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연필 사건 이외에도 다른 학생 문제로 괴로워하기도 했다. 이번 달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문제 행동을 하는 또 다른 학생의 학부모에 대한 고충을 말했다.

A씨는 "학생과 학생 학부모가 자꾸 선생님 잘못이라고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자꾸 들으니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스라이팅으로 느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A씨 잘못이 아니며 학생의 상담 치료가 절실하다고 답했다.

결국 2년차 초등교사인 A씨는 지난 18일 오전 등교시간을 앞두고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통의 전화를 했다. 고인이 방학 이후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경희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 인한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호소에도 학교 측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학부모 민원 응대를 개별 교사가 아니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맡는 등, 업무 부담을 덜어 주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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