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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학부모 '갑질' 미투운동 개시...3일간 1607건

기사입력 : 2023-07-24 17:43

사진: 교사노동조합연맹
사진: 교사노동조합연맹


최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괴롭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교권 침해 '미투(MeToo)'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1일부터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경기교사노조는 패들릿(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개설하고 온라인 미투 운동에 돌입했다고 23일 밝혔다.

교사노조가 개설한 패들릿에는 사흘간 1천181명이 총 1천607선의 피해 사연을 올렸다.

패들릿에는 가지각색의 미투 사연이 속속들이 게시됐다. 사연을 올린 4학년 담임교사로 2년 차 교사인 글쓴인 A씨는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던 중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려치며 "선생님 나랑 맞짱 뜨실래요? 제가 이겨요"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특수교사로 재직 중인 다른 글쓴이는 한 학부모가 "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모두 제가 학부모위원인 거 알죠?"라고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요구 사항 가운데는 자녀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도 있지만 모닝콜 요구, 결석 후 출석 인정 같은 무리한 요구 역시 적지 않았다.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다가 학부모에게 욕설과 폭언을 듣거나 성적 처리와 관련해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을 듣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아이의 마음이 상했다"는 항의도 많아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부모에게 교사의 죄가 '내 아이 기분 상해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적지 않다. 교사노조는 최근 5년간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 고발돼 수사를 받은 사례는 1천 2백 건이 넘었으며 이 가운데 무혐의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례도 54%로 절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서이초에서도 학교폭력(학폭)을 담당했던 교사가 법조인 학부모로부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노조는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는 말을 했다는 동료 교사의 제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는 25일부터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합동 조사를 실시한다.

조사가 시작되면 교육부·서울시교육청은 서이초 교장·교감 등과 면담하고 사망한 교사와 이 교사가 담당한 학교폭력 사안과의 연계성,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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