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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사교육 카르텔...입시학원서 '수억' 받은 현직 교사들

기사입력 : 2023-07-24 17:24

사진: 픽사베이/ 해당사진은 본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픽사베이/ 해당사진은 본 내용과 관련없음


현직 교사들과 대형 입시 학원 사이의 유착 의혹,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정황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지난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세무조사를 통해 대형 입시 학원들이 지난 10년간 5000만원 이상의 돈을 지급한 현직 고교 교사의 규모가 130여 명으로 전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학원가 부조리 단속의 일환으로 교육부와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졌다.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시대인재, 이강학원, 이투스 등 대형 입시 학원 대부분이 지난 10년간 많게는 수억원을 특정 교사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교육 당국은 교사들이 문제 출제나 학원 강의, 입시 컨설팅 등을 해주고 부수입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130여 명 중 1억원 이상 받은 이는 60여 명이고 최대 9억3000만원을 받은 교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에는 ‘수능모의고사 출제’와 ‘교육과정 연구’ 등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업무에 참여해 수당을 받았던 이들도 여럿 있었다.

교사는 사립·공립 구분 없이 공무원처럼 국가공무원법상 영리 업무가 금지되는데 ‘국가 및 공공 이익을 위한다’는 조건하에서만 학교장 허가를 받은 뒤 겸직이 가능하다. 적발된 교사 대부분은 이런 겸직 허가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를 확인 중이라고 한다.

대형 학원의 이 같은 현직 교사 채용이 학원가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란 점에서 이들의 커넥션이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로 볼 수 있으며, 추후 세금 추징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로도 확대될 수 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현직 교사 130여 명이 대형 입시 학원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장기간 받아왔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라며 "더군다나 이렇게 대형 입시 학원들의 '관리'를 받은 교사들 가운데엔 수능이나 모의 평가를 출제한 경험이 있는 이들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제 경향과 방향을 알려주는 것뿐 아니라 문제 유출이라는 심각한 범죄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현행 우리나라 입시 제도의 핵심 가치는 공정성이 밑바탕"이라며 "일부 대형 입시학원과 교사들이 이권 카르텔을 형성해 수능과 관련해 불법적 방법으로 독점하는 행태는 단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날 세웠다.

정부는 그간 개최해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통해 수사 필요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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