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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중국대사 ‘싱하이밍 베팅 발언’ 직접 비판

기사입력 : 2023-06-14 16:35

사진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사진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한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향해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들이 불쾌해한다”며 “(그의 행동이)위안스카이를 떠올린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13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비판했다.

위안스카이는 20세기 초반에 조선에 주재하면서 내정 간섭을 했던 인물로,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언급한 윤석열 정부 외교 노선 비판을 ‘내정 간섭’이라고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윤대통령은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사실상 싱 대사 교체를 포함한 중국 측의 수습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이 특정국 대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반면 외교부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에 이어 대통령까지 대사의 발언에 반응하는 모습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지도자가 안고 있는 안보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간섭한 이 사안에 대해 국민 여론과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반응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 외교 정책의 핵심은 지난 정부와 달리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삼각 공조 체제를 만들어 한반도 안전을 우선 담보하겠다는 것인데, 중국은 이 핵심 내용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미국 쪽으로 가지 마라' 는 말만 반복하며 몰아붙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번 일로 서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며 " 양국이 해당 부분을 인정하고 기준점으로 삼아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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