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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이크론 제재..."미국도 아플 수 있다" 경고

기사입력 : 2023-05-24 18:34

사진= 마이크론 공식 로고
사진= 마이크론 공식 로고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첫 제재를 단행했다.

중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일에 맞춰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 금지령을 내렸다.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반격 개시였다.

마이크론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더불어 3위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인 반도체 대기업이다.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올리는 매출액은 연간 약 30억 달러, 이는 전체 매출의 11%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약 25%가량의 매출을 중국에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21일 "마이크론 제품 심사 결과,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며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를 대상으로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지하도록 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19~21일 열린 G7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 등 서방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 공동 대응을 위한 플랫폼' 창설을 천명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로 응수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계속 이어 간다면, 미국도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美, 마이크론 시비 걸면 이빨 깨질 줄 알라

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23일 ‘마이크론 문제로 중국에 시비 걸면 이빨 깨질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사이버 안보 심사 결과에 대한 미국의 반발을 강하게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미국의) '국가 안보'는 중국 기술에 대한 일방적이고 반시장적인 탄압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보안 검토는 자국의 안보 이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둘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미국의 비난은 스스로 위선과 이중 잣대를 드러낼 뿐"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중국이 마이크론 검토를 막 시작하자 백악관은 한국 정부에 한국 반도체 제조사가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에서 차지했던 분량을 메우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며 "미국은 화웨이에 악랄하고 무자비한 탄압을 했다. 틱톡을 강제로 인수하려는 미국의 탐욕스럽고 무법천지의 시도도 보기를 바란다. 자유 무역의 규칙과 공정한 경쟁의 원칙을 극단적으로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美‧中 고래싸움에 끼인 韓 반도체

미국과 중국의 강 대 강 대결에 한국 반도체 기업이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미국과 중국은 모두 교역량 비중이 큰 핵심 시장인데, 어느 한쪽 편에 서도록 강요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삼성전자나‧SK하이닉스가 채우도록 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미국이 용인할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미묘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 "韓, 中서 마이크론 빈자리 채워선 안돼"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한 가운데 이 조치로 인한 빈자리를 한국 기업이 채워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미국 의회에서 나왔다.

미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그는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의 수출 허가가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직접 경험한 동맹국인 한국도 (한국 기업이 마이크론의) 빈자리 채우는 것(backfilling)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갤러거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대응해 중국 기업을 추가로 제재하는 동시에 한국 등 외국 기업이 마이크론 제재로 인한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하도록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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