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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남부·시리아 '참담한 지진 상황', 세계 각국 도움의 손길

기사입력 : 2023-02-08 14:46

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튀르키예(터키)에 발생한 대규모 지진에 잇따른 피해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4시 17분쯤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80년간 튀르키예에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다.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던 와중,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고 80차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튀르키예에서만 건물 6천여 채가 무너졌고 튀르키예 남부는 혼란에 빠졌다.

7일(현지시간)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3천419명이 사망하고 2만53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남동부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서도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시리아 보건부는 현재까지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가 812명, 부상자가 1천 450명이라고 발표했고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790명이 사망하고 2천2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발표한 전체 사망자 수는 총 5천21명에 이른다.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지금까지 8천명 이상을 구조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장 피해가 큰 하타이, 카흐라만마라슈, 아디야만 3개 지역은 구조·구호 차량만 통행을 허용하고 있으며 세 곳을 중심으로 구조 작업이 집중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밝혔다.

두번의 대규모 지진에 이어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한 위험도 여전하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지진 이튿날 오전 6시 13분에도 튀르키예 중부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진으로 도로 인프라가 망가져 구조대와 구조장비가 피해 지역까지 도착하는 데에 8∼10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추위도 문제다. 튀르키예는 7일까지 영하의 날씨가 유지됐으며 지진의 진앙인 가지안테프의 기혼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추운 날씨가 생존자들이 버틸 수 있는 '골든타임'을 단축시킬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튀르키예와 시리아 주민들은 언제 올지 모르는 구조대와 구조장비 대신 직접 자신의 가족과 이웃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

무라트 쿠룸 튀르키예 도시화 장관은 "말로 표현할 길 없는 고통"이라며 일분일초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사진=국제구조위원회 제공
사진=국제구조위원회 제공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피해가 큰 10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지금까지 8천명 이상을 구조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라며 지진 사망자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앞서 튀르키예는 일주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13일까지 전국에 휴교령을 내렸다.

참담한 소식에 세계 각국은 지원 의사를 밝히고 구호 물품을 전하는 등 바쁘게 구호 손길을 내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각각 79명으로 구성된 2개의 수색·구조팀을 보냈고 유럽연합(EU)도 12개국 이상의 회원국이 지원에 동참했다.

중국은 튀르키예에 1차로 4천만 위안(약 74억 원) 상당의 긴급 원조를 하기로 했다. 일본은 75명 규모의 구조대를 튀르키예에 파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총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를 튀르키예 현지로 급파했다.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튀르키예와 수십 년간 대립해 온 그리스도 구조인력 20여 명을 파견했고 튀르키예의 반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지연되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 역시 지원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87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를 튀르키예에 보내기로 했으며 러시아도 구조대 파견을 준비 중이다. 시리아와 전쟁 상태인 이스라엘도 시리아 지진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지만,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지원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재난 앞에 잠시 갈등은 접어두고 인도주의적 결정을 한 세계 각국의 모습에 '세계화'라는 말이 실감되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이 튀르키예를 위해 손을 뻗은 만큼 하루빨리 더 많은 생존자를 구조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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