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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년 2월부터 가스 가격 상한제 시행...러시아 "용납 불가"

기사입력 : 2022-12-20 11:15

사진 = AP연합뉴스
사진 =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진통 끝에 내년 2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가스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이 뛰자 이를 인위적으로 누르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시장에 대한 공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19일(현지시간) CNBC,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에너지장관 회의를 열고 천연가스 상한선 가격을 합의했다. 상한선 가격은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 기준 메가와트시(㎿h)당 180유로 설정됐다. 천연가스 가격상한제는 내년 2월 15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가스 가격이 3일 이상 180유로를 초과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35유로 이상 높아야 하는 등 조건이 있다.

상한선은 당초 EU집행위원회가 제시한 ㎿h당 275유로에 비해 훨씬 강화됐다. 시장 개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회원국들과,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100유로대 수준에서 가격이 제한돼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 끝에 275유로와 100유로 사이의 180유로 수준에서 합의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공급량의 40%를 차지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하자 EU는 상한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했다. 다만 가격 상한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회원국의 반발이 예상보다 커 합의는 수개월간 난항을 겪었다.

이에 순환의장국인 체코 정부는 통상 EU가 하는 27개 회원국간 만장일치 동의 대신 ‘가중다수결제(qualified majority)’ 투표로 매듭을 지었다.

회의 결과 발표 후 요제프 스키엘라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EU가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부터 우리 시민들을 지켜낼 중요한 협의점을 찾는데 성공했다”면서 “우리는 다시한번 어느 누구도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할 수 없도록 단결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가스 가격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각 상한제를 푼다는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EU 내에서 가스 가격상한제를 시행할 경우 수출국들이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꺼려 오히려 공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일종의 ‘보험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러시아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가스 가격 상한제 결정은 시장에 대한 공격이다. 이것은 시장 가격을 책정하는 프로세스를 위반하고 침해하는 것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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