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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구속...기억상실 주장

기사입력 : 2022-11-18 13:02

'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구속...기억상실 주장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 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재혁)는 17일 살인 혐의로 A씨(45)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광명시 소하동 자신이 사는 집 안에서 자신의 아내(42)와 두 아들(각 15세·10세)을 흉기와 둔기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2020년 6월 회사를 그만두고 별다른 소득없이 지냈던 A씨는 부인 B씨와 잦은 언쟁을 벌였고 자녀들과도 소원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A씨는 지난달 3일 첫째 아들인 C군이 자신의 슬리퍼를 허락없이 신고 외출하자 심한 폭언과 욕설을 했고, 이 때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가족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A씨가 세 사람을 살해한 뒤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를 버리고 인근 PC방에서 2시간 가량 시간을 보내다 오후 11시27분께 귀가해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죽어있다”고 119에 신고하며 처음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 수색 및 CCTV 분석 등을 통해 아파트 인근 수풀에서 A씨가 버려둔 흉기와 둔기를 비롯해 혈흔이 묻은 옷가지까지 찾아냈고, 이를 토대로 추궁해 A씨로부터 자백을 받아내 지난 1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A씨는 범행 후, 경찰 조사에서 "8년 전 기억을 상실했다가 최근에 기억을 되찾았다. 내 인격은 3개다"라며 '기억상실증' '다중인격장애' 등을 주장했지만,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는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검찰은 A씨가 가족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부당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이 누적돼 분노감이 증폭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의 부인에게 "1층에 가방이 있으니 가져오라"며 밖으로 내보낸 뒤, 집으로 들어가 C군을 먼저 살해했다. 이후 집으로 들어온 B씨와 D군에게 순차적으로 범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또 피해자의 유족에게 장례비 및 심리치료비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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