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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지리산서 집단 고사...멸종위기종 지정해야

기사입력 : 2022-08-26 14:42

사진 = 녹색연합
사진 = 녹색연합
'크리스마스트리'로 사랑받는 구상나무가 지리산에서 집단으로 말라 죽는 ‘고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단체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올려 환경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재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지리산 구상나무 서식지를 관찰한 결과 정상인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 주변과 반야봉 등 6곳에서 전체 구상나무 70~90%가 고사한 '극심한 집단고사'가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녹색연합은 구상나무가 대표적으로 서식하는 지리산 동부 천왕봉, 중봉, 하봉과 서부 반야봉 일대에서 고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천왕봉 남사면, 중봉 북서사면, 하봉 남사면에는 전체 수목의 90%가량이 고사했다. 구상나무가 고사 중인 37개 지점 가운데 죽는 구상나무가 50~70%를 차지하는 '심각한 집단고사 지역'은 18곳이었다. 나머지 13개 지역에선 구상나무 30~50%가 사망해 집단고사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상나무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취약종이다. 한라산에서도 대규모 피해를 겪었다. 겨울 기온이 상승하고 적설량이 부족해 나타나는 ‘수분 부족’이 구상나무가 고사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지리산 고산지대는 겨울철 내린 눈이 5월 초순까지 침엽수의 영양 공급원 역할을 했지만, 2010년 이후 적설량이 줄어들며 겨울철과 봄철에 건조해졌다.

녹색연합은 지리산 구상나무 집단고사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하면서 "집단고사가 극심한 지역 평균 해발고도는 1천590m이고 심각한 지역 평균 해발고도는 1천627m로, 고도가 높은 곳부터 집단고사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온과 강수량 변화에 가장 민감한 정상부부터 해발고도 1천700m까진 성한 구상나무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천왕봉 남사면 구상나무 군락에는 죽었거나 죽어가는 나무뿐일 정도"라고 덧붙였다.

녹색연합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은 구상나무가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보지만 환경부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구상나무 집단고사에 대한 당국의 조사나 분석도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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