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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화장실서 출산 후 영아 살해한 20대 긴급체포...미혼모 출산의 현실

기사입력 : 2022-08-23 11:41

모텔 화장실서 출산 후 영아 살해한 20대 긴급체포...미혼모 출산의 현실
모텔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여성은 숨진 아기의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출산 후 양육할 여력도 되지 못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영아살해 혐의로 20대 여성 A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오늘(23일) 밝혔다.

A 씨는 전날 새벽 2시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의 한 모텔 화장실에서 남자 아기를 낳은 뒤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A 씨는 아기의 시신을 화장실 수건함에 넣어둔 채 같은 날 오후 퇴실했고, 이후 오후 3시쯤 객실 청소부가 이를 발견하면서 '화장실 수건함 안에 수건에 둘러싸인 아기 시신이 있다'며 모텔 직원에게 알렸다.

이에 모텔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CCTV 추적 등을 통해 같은 날 밤 11시 12분쯤 서울 영등포의 한 모텔에서 지인과 함께 있던 A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일정한 주거가 없이 지내고 있으며 숨진 아기의 아버지는 누군지 모른다”며 “출산이 임박했을 때쯤 임신 사실을 알게 돼 키울 여력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향후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주거가 일정치 않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모 지원, 이제 국가가 앞장서야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이로 인해 미혼모들은 아이를 포기하거나 위와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고자 '보호출산제'라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출생신고 때 친모의 신상 정보를 가리는 제도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실효성이 있는가에 관해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은 보호출산제가 지향하는 '익명출산'의 개념을 2013년 도입했다. 신뢰출산을 원하는 임산부는 상담을 통해 사용할 별칭을 정하고 아이의 출신만 확인 할 수 있는 출신 증명서를 만들어 출생지원 시설에 전달한다. 신뢰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는 만 16세가 되어야 출신증명서를 열람할 수 있다.

프랑스는 임시출생신고를 수리하는 담당공무원이 임의로 이름 3개를 정해 기재한다. 이후 입양이 이뤄지면 양부모가 입양신고를 하며 이름을 새로 정하고 출생증명서가 확정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 외에도 미혼모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자신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미혼모들을 위한 익명성 제도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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