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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2 11:45 | 글로벌

美 영화계 거물 '스콧 루딘', 상습 직원 학대로 궁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소셜네트워크' 등을 탄생시킨 미국 영화계 거물 '스콧 루딘'이 상습적 직원 학대로 궁지에 몰렸다. 아카데미상, 토니상을 수십 차례 거머쥐며 미국 연예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작자로 꼽히는 루딘이 스캔들에 휘말리며 미 영화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루딘은 본인이 설립한 '스콧 루딘 프로덕션' 직원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해왔다. 루딘의 극심한 괴롭힘에 한 직원은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루딘은 미 연예계에서 악명 높은 '보스 질라'(상사 Boss+괴수 Godzilla)로 통했다. 그러나 그의 구체적인 학대 사례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현지시간) AP 통신,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 루딘은 현재 진행 중인 영화와 연극 제작 프로젝트에서 손을 뗀 상태다.

2012년 루딘의 비서는 루딘이 던진 컴퓨터 모니터에 손을 다쳐 응급실로 실려갔다. 비서가 비행기 좌석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루딘 스콧 프로덕션에서 일하다 넷플릭스로 이직한 캐럴라인 루고는 "루딘은 (화가 나면) 회의실 창문에 노트북을 집어던졌다"라며 "한 번은 인사과 직원에게 유리그릇을 던졌고 그 직원은 공황 발작으로 구급차에 실려갔다"고 폭로했다.

다른 피해 사례도 속출했다. 한 직원은 2018년 인디영화 배급사 A24 관계자가 사무실로 찾아오자 루딘은 만날 이유가 없다면서 자신에게 화풀이했다고 밝혔다. 피해 직원은 "루딘이 '아무도 나에게 A24 미팅 일정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구운 감자를 집어던졌고, 새 감자를 사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2년간 루딘의 비서로 근무한 라이언 넬슨은 "루딘은 직원에게 스테이플러를 던지고, 저능아라고 부르는 등 너무 많은 학대를 목격하고 경험했다"며 "하루하루 지쳤고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루딘의 학대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청년의 이야기도 밝혀졌다.

로스앤젤레스(LA) 시의원 보좌관인 데이비드 그레이엄 카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동생 케빈의 이야기를 전했다. 케빈은 2008년부터 8개월간 루딘의 학대를 당했다. 이후 불안,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고통받다가 지난해 10월 결국 사망했다.

카소에 다르면 루딘은 비서 케빈과 차를 타고 가다가 약속 일정이 자신의 휴대폰에 동기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케빈에게 욕하며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도로 한복판에 버려진 케빈은 3~4km를 걸어 집으로 가야 했다.

루딘의 학대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배급사 A24는 그와 협력 관계를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배우 평등 협회도 루딘을 비난하며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예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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