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미 대선 이후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지만, 1차 TV토론을 기점으로 바이든의 지지율이 가시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 격차가 10%p 가까이 나며 지난 6월 말 수준을 회복했다. 특정 정당의 지지율이 높지 않아 승패를 좌우하는 6개의 경합주(Swing states)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두 후보 간지지율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가 추진했던 정책이 되돌려진다면 미국의 원유 공급 줄어들 소지 이란과의 핵협정 재협상이 재개되고 대이란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원유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다. 그러나 바이든 부임 직후 해결되기보다는 서서히 대화가 전개될 개연성이 높아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 되돌림을 주시해야 한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석유를 비롯한 전통 에너지 산업을 지지하는 여러 정책들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말 연방정부가 소유한 북극과 대서양 연안의 일정 구역에 대한 석유와 가스 시추를 영구 금지하는 조치를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연안 대부분 지역에서 시추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또한 대형 송유관인 다코타 엑세스와 키스톤 XL 건립을 허가하는 등 석유 파이프라인의 승인 절차를 신속화했다.
반면, 바이든은 온실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클린에너지 레볼루션(Clean Energy Revolution)을 하나의 정책 키워드로 들고 있다.
주요 관심사인 낙후된 미국의 인프라를 재건하는 정책도 환경·에너지 정책과 연계시켜 친환경 에너지 기반 경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민주당은 위 정책과 관련해서 이미 지난 7월 'Moving Forward Act'라는 법안을 제시했다.
바이든은 대통령 부임 후 키스톤 XL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관련 대선 공약집에서 부임 첫 날 행정명령을 통해 트럼프가 훼손시켜 놓은 정책을 되돌릴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 안에는 석유·가스 운영 시 메탄 오염 제한을 요구하고, 트럼프가 승인한 연방 토지에서의 신규 시추권을 금지하는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연방 토지는 미 연방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에너지 지배를 위해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사·시추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방 토지 중 원유, 가스 매장지의 98%에 대한 토지 임대 경매를 추진해왔다. 이에 2017년 이후 미국의 민간 E&P기업들의 경매 활동이 증가하고 연방 토지의 시추허가 건수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가 시추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저유가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전에 시추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이 시추권 관련 정책을 어느 정도로 엄격하게 가지고 가는지에 따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좌우될 수 있다.
신규 시추권 발급을 금지시키는 정도는 공급 충격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는 반면 시추를 중단시키는 정도에 달하게 된다면 추가적인 충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한편 바이든의 정책적 대응에 따른 미국의 원유 생산량 감소분은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이 추진된 2017년 말 ~2018년 초 이전의 원유 생산량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다만 에너지 시장의 유연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전개될 것으로 보여진다. 원유 시장의 분위기 변화는 불가피할 듯 하다. 미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는 다시 올라갈 개연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에너지 정책적 변화가 글로벌 원유 공급에 과도한 구조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의 에너지 시장은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굉장히 유연한 시장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공급 감소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기업들은 이를 반영해 생산량을 조절할 공산이 있다. 따라서 만일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단기적인 유가의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수급 타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박성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