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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17:22 | 경제와 산업

[양자역학활용하기] SKT 갤럭시 A퀀텀에 숨어있는 '양자 암호 기술'

얼마 전,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다. 일명 '하정우 해킹 사건'.

자신을 '고호'라고 밝힌 해킹범은 하정우의 휴대폰에 담긴 문자 메시지, 사진, 이메일 등을 빌미로 15억 원을 요구했다. 네티즌들을 웃음 짓게 만든 건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해킹범과 하정우의 대화 내용이었다. 하정우가 범인과 카카오톡 메신저로 밀당을 이어가는 나흘 동안 경찰은 해커의 정체를 밝혀냈고, 사건은 종결됐다.

5G 통신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IT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휴대폰 하나로 집안의 가전제품 관리부터 복잡한 은행 서비스, 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우리의 생활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해졌다.

문제는 '보안'이다. 네트워크 해킹, 도청 등에 관한 우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정우 해킹 사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해킹범이 내 휴대전화를 해킹했으니 돈을 넘기라고 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 '갤럭시 A 퀀텀', 양자난수 활용해 보안↑

갤럭시 A 퀀텀 / 사진제공= SKT 다이렉트샵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갤럭시 A 퀀텀 / 사진제공= SKT 다이렉트샵 홈페이지

지난 5월, SK텔레콤은 '갤럭시 A 퀀텀(Galaxy A Quantum)'을 공개했다. 이 스마트폰에 저장된 데이터는 대부분 암호화돼 보호되고, 이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암호키가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생성 패턴 추적이 어려운 양자 난수를 기반으로 암호키를 만들어 해킹 위험을 없앴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사용한 '양자난수(QRNG)'는 무엇일까?

난수란 무작위로 이어지는 수열이다.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진짜' 무작위성을 구현한 것을 양자난수라 부른다.

일반 컴퓨터는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기반으로 계산하고 값을 도출하기 때문에 무작위로 숫자를 뽑아내지 못한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랜덤'한 수는 사실 랜덤이 아니다. 컴퓨터가 랜덤인 것처럼 보이게 규칙을 만들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 암호 체계에 숨어 있는 양자역학

[양자역학활용하기] SKT 갤럭시 A퀀텀에 숨어있는 '양자 암호 기술'이미지 확대보기

양자는 복제할 수 없다. 0이면서 동시에 1로 존재할 수 있는 신비로운 양자의 세계에 접근하려는 순간, 이전과는 다른 상태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더 쉽게 표현해보자. A와 B가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이들이 주고받는 정보를 공으로 비유해보자. 어느 날, 제 3자인 C가 중간에서 공을 가로챈 후, 똑같이 복사한 새로운 공을 전달했다. A와 B는 C의 탈취 여부를 알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양자암호통신은 비눗방울을 주고받는 것으로 비유된다. 비눗방울은 만지기만 해도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해킹·복제를 할 수 없다.

다시 암호를 푸는 열쇠인 '난수'로 돌아오자.

양자의 성질을 이용한 완벽한 양자난수는 외부에 유출되거나 변조될 가능성이 없다. 결과값을 분석해도 난수의 생성 패턴을 유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진짜 난수를 찾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온 보안 업계에서 양자난수에 주목하게 된 이유다.

◇ 양자난수 암호키, 완전 보안 가능한가?

SK텔레콤이 공개한 갤럭시 A 퀀텀은 해킹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수 있을까?

아직까지 전문가들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난수를 해킹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시스템상의 취약점을 이용해 해킹을 시도하는 공격이 대부분"이라며 "난수 생성 알고리즘이 취약하면 분명 보안이 취약해지는 것은 맞지만 난수가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암호화 알고리즘, 키 관리 등 보안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은 많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양자난수 기반 보안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T아이디', 'SK페이' 등에 적용된 양자암호통신 기술 보안 서비스를 신규 서비스에 지속해서 추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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