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류 멸망 후, 13,867일. 로봇 '마더'는 배아를 인공 자궁에 넣고 유일한 인간 '딸'(APX03)을 탄생시킨다. 회색빛 기지 안에서 마더는 딸의 유일한 친구이자 선생님이며 엄마였다. 딸은 성장하면서 점차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때, 마더와 딸 둘뿐이던 기지에 총에 맞은 인간 여자(APX01)가 찾아온다. APX01의 등장과 함께 마더의 거대한 비밀이 밝혀진다.
마더는 인류가 멸망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개발해 놓은 인류 재생산을 위한 인공지능이다. 인류의 잔혹함과 비윤리적인 모습을 본 마더는, 스스로 인류를 멸망시키고 완벽한 인류를 만들기로 한다.
영화 '나의 마더'는 인공지능 로봇이 가져올 미래를 인류 멸망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활용해 표현한다. 과연, 미래 인간은 고도로 지능화된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당하게 될까?
◇ 우리는 인공지능을 무서워한다
2015년,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더 이상 금융 투자기업이 아니다. 인공지능 기업이다"라고 선언했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 '켄쇼'가 있다. 뉴욕 본사에 적용된 켄쇼는 당시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던 600명의 트레이더가 한 달 동안 처리할 일을 3시간 20분 만에 끝냈다. 인간 트레이더보다 이익률도 높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골드만삭스의 혁신 이후, 재무·금융 업계는 앞다퉈 인공지능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세계경제포럼도 2018년 보고서에서 회계, 애널리스트, 대출 담당가의 고용을 줄어드는 반면 IT 전문가 고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반복 업무만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던 인공지능이 금융, 법조계, 의학계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자의의 직업을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에 인공지능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특이점이 온다고 예견했다. 인공지능은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인류 지능의 총량을 넘어설 것이며, 2045년에는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나노머신의 보편화로 인간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많은 세계 석학들이 인공지능으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예고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 인간지능의 차별성, '마음'
이미지 확대보기케임브릿지 존 레녹스 박사는 "AI가 인간을 뛰어넘으려면 많은 양의 데이터와 연산력 외에도 동기와 자아를 부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며 과학이 만들어낼 수 없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대체로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공지능 로봇 마더는 인간의 고유한 감정인 '모성애'를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한다. 인간 모성애와의 차이는 감정이 아닌 기계 학습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마더는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지만, 마더의 판단에는 감정이 담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를 완전히 멸망시키고 아예 새롭게 탄생시킨다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공지능은 한 가지 일에 특화된 내로우(Narrow) 인공지능(AI)으로 골드만삭스의 켄쇼, IBM의 왓슨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AI 연구자들의 목표는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면서 주어진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마더같은 범용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전할지 예측할 수 없다. 마더처럼, 인간이 부도덕한 모습을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지, 개발할 수 있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미지수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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