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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9 19:27 | 경제와 산업

ETRI, 촉각 피치 시스템 개발... "촉각으로 소리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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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촉각으로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음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연습을 통해 원하는 노래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주위 소리와 자신의 목소리의 음높이(Pitch)를 분석해 촉각 패턴으로 바꿔주는 '촉각 피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와우 수술은 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의사소통에 필요한 소리는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청각장애인들은 음의 높낮이를 구분하는 데는 한계를 갖는다. 자연스럽게 음악 감상이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활동에는 제약이 있었다.

촉각 피치 시스템은 촉각 신경을 이용해 소리를 듣는 기술이다. 음악·소리 등 청각 정보에서 소리 주파수의 신호를 뽑아내 음을 인식한다. 이후, 촉각 패턴으로 만들어 장갑을 착용한 사용자의 피부에 자극을 전달한다. 사용자는 이 기술을 통해 음의 높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ETRI는 한 손에 3 옥타브에 해당하는 36개의 음계를 촉각 패턴으로 표현했다. 4 옥타브 계이름 '도' 소리가 들릴 때, 사용자의 왼쪽 검지 첫째 마디에 진동이 느껴지는 방식이다. 이처럼 손에 느껴지는 진동의 위치에 따라 음의 높낮이를 파악할 수 있다. 소리를 촉각에 익히는 훈련 과정을 거치면 자신의 목소리를 원하는 음에 맞춰 낼 수 있다.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인 등도 언어·음향 학습의 보조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촉각 피치 시스템의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청각장애인 2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15시간가량 음을 익히는 훈련을 받은 참가자는 한 달 후, 자신의 목소리로 원하는 음을 내는 능력이 약 3배 향상됐다. 이들은 또한 촉각으로 훈련한 노래를 정확한 음으로 낼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줬다.

언어 재활 훈련 과정에 음악 활동이 함께 진행되면 음성 언어·소리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준다. 청각장애인이 언어 재활 훈련과 촉각 피치 시스템을 통한 음악 활동이 병행되면, 의사소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연구진은 관련 협회·단체와 협력해 효과적인 특수 교육법·훈련 기법 표준안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손목·암 밴드 등 웨어러블 형태의 장비를 개발해 훈련 과정의 편의를 높일 계획 또한 갖고 있다. 현재 ETRI는 화재 알람, 교통 신호 등 위험 신호 소리의 방향, 위치를 촉각으로 전달하는 웨어러블 기기 기술을 개발 중이다. 동시에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필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사회 소수자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적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기술이 실질적으로 여러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복지 ICT로 많이 활용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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