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엔트로피 합금이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아 저온일수록 충격에 강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본 연구는 2014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 주도로 총 7개 기관·9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020년 1월호에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공개 한 달 만에 전 세계적으로 600회가 넘는 다운로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학계·산업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금속 결정구조는 일반적으로 바둑판 같은 격자구조의 점에 원소가 박혀 있다. 금속에 힘이 과도하게 가해지면, 규칙적이던 원소배열 격자구조가 깨진다. 이 과정에서 불규칙한 적층결함(Stacking Fault)이 생긴다. 적층결함에너지란 적층결함이 발생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말한다.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금속에 힘이 가해지면 쌍정변형이 일어난다. 원소 배열이 대칭적으로 놓이는 것을 쌍정변형이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금속 내 입자 크기는 더 작고 단단해진다. 자연스레 충격에도 강한 성질을 띤다. 국내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엔트로피 합금이 저온일 때 쌍정변형이 더 쉽게 나타나 충격에 강하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원자력연구원과 해외 첨단 중성자과학연구시설에서 진행됐다.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를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에너지 측정 시 전자 현미경으로 일일이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소재를 절단·가공하는 과정에서 실험적 오류가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한 번 관찰할 때 머리카락 굵기(100 마이크로 범위) 정도의 부분만 측정이 가능해 실험 결과가 불완전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중성자 빔을 이용했다. 원자보다 큰 밀리미터 단위 크기 소재를 한 번에 측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실시간으로 변형 중인 소재를 측정할 수 있어 변형 공정 중 결함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100여 회 이상 반복 실험과정을 거쳤다. 변형 순간의 에너지 변화 데이터 확보에 성공해 실험 신뢰도 또한 높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시험용 엔트로피 합금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3D 프린팅 기법으로 자체 제작돼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엔트로피 합금의 원리를 밝혀내 엔트로피 합금 고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연 3조 원 규모 국내 극저온 밸브, LNG 저장 탱크·액체수소 저온 탱크 시장 등에서 활용될 수 있어 산업적인 파급력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극지 해양플랜트 소재 부품 사업에서 기초과학적 기반지식·생산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극지 해양플랜트 소재 부품 시장은 세계적으로 약 50조에 달한다. 우주·항공, 수소자동차 등 첨단 미래 에너지 소재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다.
우완측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두산중공업, KIST, 충남대, 울산대, 순천대·일본 J PARC 시설 연구자들의 협업이 있어 가능했다"라며 "첨단 중성자과학 시설을 활용해 기초과학연구·실용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가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