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익선동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동네였다. 1930년대 이후 거의 개발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0년대 익선동 한옥 골목은 중소형 개량 한옥들로 구성된 서민 주거지 조성으로 형성됐다. 개량한옥 주택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칸칸이 방을 나눈 쪽방촌으로 변했다. 밤에는 지나다니기도 꺼려질 만큼 좁고 으슥하고 낡은 골목길에 지나지 않았다. 2004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철거 후 고층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10년 넘게 재개발이 미뤄졌고, 2014년에는 개발 계획이 전면 무산됐다.
재개발 논의가 표류하던 2009년에는 익선동 골목에 낮은 임대료와 한옥 건물의 정취에 이끌린 젊은 창업가들이 하나 둘 골목으로 들어왔다. 젊은 창업가들은 한옥을 개조해 카페나 공방을 차리기 시작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당시 초기 익선동 상권이 형성되어가던 과정에서 익선동 골목 조성 프로젝트를 활발히 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익선다다’를 들 수 있다. 익선다다는 익선동 일대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회사다. 오늘날의 익선동을 있게 한여러 가게들의 디자인을 맡거나 직접 운영하기도 하면서 익선동 상권의 발달과 함께 성장했다.
익선거리를 구성하는 주요 상점들은 음식점인 열두달, 1920, 동남아, 부티크 호텔 낙원장, 와인바 별천지, 비디오 가게 겸 만화책방 엉클비디오 타운 등 뚜렷한 특색을 지닌 가게들로 가득차 있다. 방문객들은 볼거리, 먹거리와 숙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익선거리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공간을 빌려 매장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식이었다. 만약 임대계약이 연장되지 못하면 애써 만든 공간과 그 브랜드가 없어진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건물을 매입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첫 매장이 바로 오래된 모텔을 개조한 부티크호텔 낙원장이다. 낙원장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리모델링을 시행해 지금은 익선동 골목의 랜드 마크가 됐다.
익선다다의 익선거리 프로젝트에서 참고할 만한 점은 익선동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도 다양한 즐길 거리를 골고루 배치한 기획력이다.
.먼저 익선동만의 ‘오래됨’의 가치와 장소 자체의 의미를 잘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개별 상점 단위의 콘텐츠를 생각하기에 앞서 익선동 골목 전반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고민했다. 익선동의 컨셉은 새로운 아날로그, ‘뉴트로(Newtro)’였다. 가장 익선동스러운 한옥의 전통을 강조한 것이다.
근대 한옥이 주는 고유한 분위기를 잘 활용한 가게들이 자아내는 독특한 복고의 느낌은 곧 익선동만의 매력이 됐다. 사람들도 반응을 보이며 익선동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익선동 골목길 상점 이용객 중 20~30대의 비중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익선동에는 118채의 한옥이 남아있다. 음식점과 서비스업, 도소매업 상가 330여개가 밀접한 상업 지역으로서 아직까지는 상권도 건재하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잊지 말아야 할 점도 있다. 인기는 영원하지 않다. 익선동에 앞서 인기를 모았던 삼청동은 지역이 지녔던 고유한 특색을 잃어 버리면서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서서히 밀려났다. 익선동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상이다.
박예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