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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0 09:15 | 범죄와사회

인공태양 담는 국제핵융합실험로 '진공용기' 첫 완성

ITER 진공용기 모습 / 사진제공=국가핵융합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ITER 진공용기 모습 / 사진제공=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국제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의 핵심품목 '진공용기(Vacuum Vessel)'의 첫 번째 섹터(섹터 6번)이 완성됐다.

첫 번째 섹터 완성은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산업단, 현대중공업이 협력해 10년 간 기술 개발을 진행한 결과다. 이는 ITER 건설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20일 정부·연구, 산업체 관계자들과 'ITER 진공용기 최초 섹터 완성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이경수 ITER 국제기구 전(前) 부총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 관계자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ITER 진공용기는 총 9개의 섹터로 나눠 제작된다. 조립이 완성되면 높이 13.8m, 외경 19.4m, 무게 5천 톤의 초대형 도넛 모양 구조물이 된다. 국내 연구진이 이번에 완성한 섹터 6번은 진공용기 조립 설치의 기준점이 된다. 전체 진공용기 중 가장 먼저 제작·설치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ITER 건설 과정의 '아이스 브레이커'로 불려왔다.

진공용기는 핵융합로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하는 고진공 환경을 구현한다. 또한 방사선 1차 방호벽으로서 핵융합 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폐한다. 이와 함께 불순물을 제거하는 다이버터, 에너지 변환장치인 블랑켓 등 주요 내벽 부품을 정밀하게 고정해주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렇듯 핵융합로 내에서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로 인해, 제작 과정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거친다. 진공용기는 3차원 형상을 갖는 특수 스테인레스 강 소재의 이중격벽 구조물이다. 총 1km에 달하는 60mm 두께 특수 스테인레스 강을 용접할 때 수 mm 이하의 공차를 준수하는 등 정밀한 조립·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프랑스 원자력 안전규제는 100% 정밀 비파괴 검사를 요구한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진은 섹터 6번 제작 시 새로운 비파괴 검사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많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진공용기 섹터 6번의 제작을 계약 10년 만에 성공적으로 완수해 기쁘다"라며 "첫 번째 섹터를 완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머지 3개 섹터도 적기에 조달해 성공적인 ITER 건설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ITER 진공용기 섹터는 총 9개다. 그중 4개 섹터는 현대중공업, 나머지 5개 섹터는 유럽연합(EU)에서 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조달을 맡은 섹터는 초기 2개였으나, 현대중공업이 EU에서 맡고 있던 섹터 2개를 추가로 수주했다.

베르나 비고 ITER 사무총장은 영상으로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진공용기 섹터 6번을 완성한 것은 한국과 글로벌 진공용기팀의 협력이 이뤄낸 진정한 승리"라며, "ITER 사업 추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의 산학연과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베르나 비고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이날 행사장에는 방문하지 못했다.

정기정 ITER 한국사업단 단장은 "이번 진공용기 6번 섹터의 성공적 완성은 뛰어난 기술 역량을 지닌 국가 산업체가 ITER 국제 기구·한국 사업단과 긴밀한 기술협력을 통해 이뤄낸 대표적인 거대 과학기술 성공 사례"라며, "앞으로도 ITER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국내 산업체들과 함께 노력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 에너지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ITER 진공용기 6번 섹터는 최종 검수와 포장 과정을 거친 후 대략 5월 중순에 프랑스로 이동을 시작한다. 7월 초, ITER 건설지에 도착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장치 조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송광범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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