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 기업 핸리앤파트너스는 2006년 개인이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국가는 평균 58개 국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동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자 없이 평균 107개 국을 방문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경제 수준 향상과 무역의 활성화로 2000년대 이후, 여행의 자유는 극적으로 높아져왔다. 핸리앤파트너스의 통계는 우리가 인류 역사상 국제 이동성이 가장 높은 시기를 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항공 시스템은 완전히 마비됐다. 여행에 대한 수요가 자체가 없어졌고 항공사와 여행사는 줄지어 문을 닫기 시작했다.
헨리앤파트너스는 지난 1월 '2020년 글로벌 여권 지수'를 발표했다. 통계 결과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일본은 사전 비자 요청 없이 191개 국을 여행할 수 있었다. 여권지수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글로벌 여행 정보를 토대로 특정 국가 여권 소지자가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 수를 합산해 발표하는 통계 지수다.
3개월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이동은 중단됐다. 일본에서도 엄격한 여행 제한으로 일본인의 비필수적인 여행이 크게 감소했다. 동시에 일본을 향하는 여행객도 급감했다.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일 여행 금지 국가가 새롭게 발표되고 있다. 전 세계 정부는 자국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폐쇄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세계 인구 절반에 달하는 약 35억 명이 자발적 격리나 의무적 격리 상태에 있다. 팬더믹이 끝난 후에도 쉽게 회복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여행 관련 산업에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라그 카나(Parag Khanna) 퓨처맵(Future Map) 설립자는 코로나19가 공중보건, 세계 경제·사회적 행동 뿐 아니라 인간 지리학에도 심층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은 통제가 잘 안되고, 준비가 미흡한 곳에서 의료 치료가 더 우수한 곳으로 이동하길 원할 것"이라며, "다시 비자발적인 격리 상황이 발생하면, 이번 경험을 기반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 이전에 국내·국제 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X·밀레니얼 세대는 저렴한 2급 도시나 라틴 아메리카·아시아 등 해외로 이동했다"며, "격리가 해제된 후,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 새 출발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헨리앤파트너스 조사 관계자는 건강 보안과 팬더믹을 대비할 수 있는 장소로 국제적 이동이 있을 것을 예고한다. 미국 정치과학 연구원인 우구르 알툰달(Ugur Altundal)과 오머 잘플리(Omer Zarpli)도 "국가의 건강 보안 품질과 수준이 미래 비자면제에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르그 스테픈(Juerg Steffen) 핸리앤파트너스 사장은 "코로나19가 끝나면 개발 투자자와 주권국 모두에게 투자 이민의 중요성이 극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대안적 영주권이나 시민권 획득은 경제 유동성에 대한 대비책을 넘어서 훨씬 더 높은 주권, 사회적 가치 창출과 연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엄예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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